#1 끝자락 그리고 시작...
1,600세대 아파트가 재개발 되어지고 언덕 끝자락 남겨진 땅. 학교 부지인 도로에 가로막혀 함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막다른 이곳에는 4개의 집만 남게 되었다. 그리고 건축주는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살다가 부인의 건강으로 봄이면 벚나무길이 예뻤던 지금의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2 복원 - 원래대로 회복함.
‘복원’ 건축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단어이다. 2017년 무더운 여름날 설계를 시작하며 원래 건축주가 살고있는 이곳에 대지조사를 나왔었다. 시원하고 커다란 그늘은 없었지만 오래된 2층집 앞으로 과실수가 여럿 있는 제법 넓은 마당이 있는 집이었다.
이 마당을 꼭 다시 만들어 주자!
그 마당을 그대로 복원할 수는 없지만 마당에서 거름을 주며 키운 제철 과일들을 수확하는 기쁨, 그것들을 이웃들과 나누며 정갈하게 살았던 건축주의 삶은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다. 설계 초기 1층에는 상가 그리고 2, 3층 임대주택 4 ,5층에 주인세대로 계획을 했었다. 오랜 기간 해왔던 건축주 사업을 이곳으로 확장하려고 다시 1~3층 저층부에 근린생활시설을 넣고 그 위에 건축주가 거주할 주택을 얹은 지금의 점포주택으로 변경하였다. 북쪽 인접대지 일조권 사선제한에 용적률(219.55%)을 꽉 채운 프로그램으로 제법 덩치가 큰 5층 규모로 계획되었다.
#3 분절과 비움
대규모 아파트에 대응하는 형태? 남겨진 이웃집을 위한 배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남겨진 공간이라는 느낌을 계속 가져가기 싫었고, 또 커다란 덩치가 주변의 휴먼스케일에서 위압감을 주는 콘크리트 덩어리로 읽히지 않을까 하는 형태에 대한 고민이 깊었었다. 매스 스터디를 하며 자꾸만 분절하고 비우고 싶어서일까 2층 상가 부분의 수평적 발코니와 4, 5층 2개층을 하늘로 오픈한 수직적 마당이 만들어졌다. 태양열집열판과 텃밭이 있는 옥상까지 합하여 총 3개의 마당이 있는 상가주택으로 계획할 수 있었다.
‘마당의 복원’ 이라는 설계 개념에서 출발하여 요구 프로그램과 면적을 충족하고 주변과의 관계, 프라이버시 그리고 건축주의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상가주택”으로 계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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